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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몰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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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두뇌 능력의 슈퍼맨이 될 수 있다.’ 황농문(51)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한 가지 문제를 의식적으로 자나 깨나 생각하면 불가능한 난제도 쉽게 푸는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유명하다. 몰입 상태에 도달하면 “영감과 아이디어가 저절로 샘솟고, 감격과 희열로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런 특별한 몰입 상태에서 ‘저압 다이아몬드의 생성 메커니즘’, ‘세라믹의 비정상 입자 성장’ 같은 전공 분야의 세계적 난제들을 단숨에 해결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고, 이를 토대로 2007년 말 ‘몰입 Think hard!(랜덤하우스 간)’를 써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그는 요즘 몰입적 사고를 기업 경영과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시도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황 교수를 만나 두뇌 능력이 100% 발휘되는 몰입에 이르는 길을 물었다.

몰입이란 어떤 것입니까.

몰입은 의식 전체를 오직 한 가지 문제로 가득 채우는 것을 말합니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자나 깨나 계속 생각하다 보면 마침내 그런 상태에 도달하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시 간이 100분 지나는 동안 한 문제를 70분 생각하면 몰입도를 70%라고 봐요. 생각을 계속하면 몰입도는 90%, 100%까지 올라가지요. 완전 몰입이 되면 평소 떠오르지 않던 영감과 아이디어가 저절로 떠오르고 기분이 아주 좋아져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처럼 일단 몰입이 되면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생각이 이루어지고, 그 상태를 오래 지속해도 전혀 지치지 않아요. 핵심은 자신의 두뇌 능력이 극대화되는 슈퍼맨의 상태를 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정말 슈퍼맨의 능력이 발휘됩니까.

몰 입을 하면 중학생들도 전혀 배우지 않은 미분 문제를 스스로 풀어냅니다. 2007년 10명의 중학생을 모아놓고 2박3일 동안 뉴턴이 해법을 찾아낸 미분 문제를 주고 그것만 생각하도록 했어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 모르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라고 격려했어요. 놀랍게도 2명의 학생이 문제를 풀어냈어요.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 도전해 해결하는 경험을 갖는 게 어린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해요.

배우지 않은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나요.

고등학교 때 줄곧 1등만 한 지도 학생이 이런 말을 합니다. 예전에는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배우고 학습해야 된다고 믿었다고 해요. 스스로 생각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미리 판단하는 거죠. 그런데 몰입적 사고를 하면 배우지 않고 학습하지 않아도 문제가 풀리더라는 겁니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해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몰입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그냥 우연히 막 떠올라요. 왜 몰입만 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사실 저도 궁금했는데, 앨런 홉슨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사람이 깨어 있을 때와 잠을 잘 때를 비교하면 중요한 차이점이 나타나지요. 잠잘 때 두뇌의 단기 기억은 감소하지만 장기 기억은 강화됩니다. 잠을 자면서 꿈을 여러 번 꾸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단기 기억의 감소 때문이에요. 하지만 잠잘 때 장기 기억은 오히려 강화됩니다. 내가 갖고 있는 장기 데이터베이스의 인출 능력이 훨씬 강화된다는 걸 뜻해요. 이를테면 오랜만에 만난 동창생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뇌의 데이터베이스에는 기억돼 있지만 인출 능력이 낮아 찾지 못하는 겁니다.

몰입과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낮에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해 몰입하면, 잠이 든 상태에서도 그 상태가 지속됩니다. 그러면 장기 기억이 강화된 상태에서 뇌 속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즉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의 총합을 끄집어내 문제를 해결하는 거죠. 놀랍게도 깨어 있을 때가 아니라 우리가 잠든 사이에 문제가 풀리는 거예요. 낮에 우연히 해법이 의식에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잠잘 때 이미 문제가 풀린 겁니다. 중요한 것은 몰입적 사고 없이 잠을 자면 그런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나 깨나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요. 열심히 생각해 몰입하면 잠잘 때 해결책이 나옵니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가 장 먼저 문제를 찾아야 해요. 생각을 집중하려면 생각이 겨눌 수 있는 타깃이 있어야 하는 거죠. 어려운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그걸 노트에 적어 놓습니다. 회사가 직면한 문제도 좋아요. 꾸준히 문제를 모으는 거죠. 그런 다음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를 하나 정해요. 나머지는 예전처럼 그대로 두고, 틈날 때마다 이 문제 하나만 생각합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 갈 때, 세수할 때, 식사할 때, 걸어갈 때. 찾아보면 자투리 시간은 의외로 많아요. 그럴 때마다 이 문제를 공략하는 거예요. 항상 잊지 않도록 포스트잇에 적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하루, 이틀, 1주일, 2주일 계속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생각하는 게 재미있어집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100% 몰입은 무리 아닙니까.

완전 몰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요. 대신 ‘약한 몰입’이 좋은 대안이 됩니다. 몰입 효과는 감소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생각이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또 몰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 적어도 며칠은 혼자만의 자축의 시간을 갖는 게 좋아요. 스스로 이룬 성과를 축하하고 생각이 발전해 온 과정을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즐기는 겁니다. 몰입적 사고를 계속해 나가려면 그렇게 ‘의욕’이라는 연료를 계속 공급해 줘야 해요.

또 주의할 점이 있습니까.

몰입을 한다고 절대 긴장해서는 안 됩니다. 최대한 편안하게 생각하는 ‘슬로 싱킹’이 중요해요. 목을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의자도 도움이 돼요. 온몸의 힘을 빼고 편안한 상태에서 생각에 집중하고, 그러다 졸리면 자연스럽게 자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선잠을 자고 나면 오히려 집중도가 올라가고, 또 잠자는 동안 몰입 상태에서 문제가 풀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요. 일단 아이디어가 생기면 재빨리 노트에 적고 다시 머리를 비워야 해요. 그걸 기억하려고 자꾸 긴장하기 때문이죠. 비워야만 다시 채울 수 있어요.

초보자에게 몰입이 쉽지는 않을 텐데요.

학 생의 경우를 생각해 보죠.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가 있으면 우선 메모지에 옮겨 적어요. 버스나 전철을 타고 학교에 오고갈 때 그 가운데 한 문제를 생각합니다. 어차피 버리는 시간이니까 부담 가질 필요가 없어요. 책상도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생각밖에 없지 요. 천천히 생각하면서 게임처럼 즐기는 겁니다. 며칠이 걸릴 수도 있지만 문제가 풀리면 생각하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되지요. 그런 면에서 직장인보다 학생들이 유리해요. 학교 문제는 어느 정도 끈기 있게 생각하면 대부분 풀리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직장인의 경우 문제의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고 풀기 어려운 문제도 많아요.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문 제를 푸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아선 안 됩니다.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견디지 못해요. 답을 찾지 못해도 1주일 동안 그 문제에만 집중했다면 그걸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스스로의 힘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고 뇌의 능력을 100% 가동하는 것을 또 하나의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거죠. 그러면 부담이 없고 생각이 재미있어져요. 실제로 문제를 풀지 못하더라도 해법을 찾기 위해 생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되지요.

기업에서는 몰입적 사고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습니까.

그 동안 몰입적 사고를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어요. 의외로 산업체 문제들은 쉽지요. 차분하게 생각하면 풀 수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너무 바쁘기만 하지 차분하게 생각하는 힘이 약해요. 선진국에 비해 생각하는 데서는 떨어지니까 몸으로 더 열심히 뛰어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하지만 그건 올바른 방식이 아니에요. 생각하는 데 뒤진다면 생각하는 힘을 더 길러 거기에서 앞서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문화’를 바꿔야 해요.

PS: 지도교수님께서 좋은 글을 보내주셔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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